수도권-지방 아파트 값 20년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지난 1월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 값 격차가 약 20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 강남 3구와 마포·성동구 등을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가치가 높은 주택 한 채만 보유)’ 선호 현상이 확산하면서 수도권 집값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직접 나서 부동산 대출을 조이고, 다주택자를 압박하고 있지만 시중 자금이 서울 핵심지와 수도권 상급지로 더 몰리면서 지역 간 집값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 지수는 수도권 158.3, 지방이 106.1로 수도권이 지방보다 1.4920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2006년 1월 관련 통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 수준으로,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약 20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는 뜻이다.
주택가격 격차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 차례 축소됐다가 2015년을 기점으로 다시 벌어지는 흐름을 보였다. 팬데믹 회복기에는 그 확산 속도가 잠시 주춤했지만, 2023년 이후 또 한번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 특히 이른바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반등한 반면 지방은 여전히 침체의 그늘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 격차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집값 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13억4296만원, 하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9292만원으로 집계됐다. 상위 20% 아파트 한 채를 사려면 하위 20% 아파트 14.5채를 팔아야 하는 셈이다.
5분위 가격을 1분위 가격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은 14.5로 2012년 1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민간 통계인 KB부동산 집계에서도 지난해 전국 5분위 배율은 12.8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도 지난해 6월 발표한 ‘주택시장 양극화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양극화를 심각한 문제로 지적했다. 한은이 서울 등 주요 도시 주택가격과 전국 주택가격의 누적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2013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서울과 전국 간 주택가격 상승폭 격차는 69.4%포인트였다. 이는 중국(49.8%포인트), 일본(28.1%포인트), 캐나다(24.5%포인트) 등 주요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비수도권 주택건설로 건설투자를 견인하는 부양책에 신중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지역 거점도시를 육성해 과도한 지역 간 불균형을 완화하고 수도권 인구 집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