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없는 릴레이 출마 … 사면·보석이 불러온 與 인사들의 도덕적 해이
조국·김경수는 사면·복권, 김용은 보석
반성없는 릴레이 출마 … 사면·보석이 불러온 與 인사들의 도덕적 해이
조국·김경수는 사면·복권, 김용은 보석
자중 없는 정치 활동에 … 여론도 '눈초리'
전재수, '공소시효 없음'으로 警 수사 종결
"일 좀 하자" … 명쾌한 해명 대신 선거 나서
범여권 유력 주자들 가운데 '사법리스크'나 '도덕성' 논란을 안고 있는 인사들이 잇따라 출마 움직임을 보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면·복권 등 제도적 조치 이후 책임이 모두 해소된 듯 정치 활동을 확대하는 사례가 이어지자 정치권 전반에 걸쳐 자정 능력과 책임 의식이 약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의 원로 정치인인 박지원 의원은 2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출마 문제에 대해 '찬성 의사'를 밝히며 "'사법부의 판단보다는 국민의 판단을 직접 받아봐라', 본인에게 '나 같으면 출마를 해서 국민 심판을 받겠다'고 권했다"고 말했다.
김 전 부원장의 사법리스크로 당 일각에서도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지만 '국민의 판단'을 앞세워 그의 출마를 적극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김 전 부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분신'이라고 일컬은 최측근 인사로,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10억 원 이상의 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을 받은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당선된 지 2개월여 만인 지난해 8월 보석으로 풀려났고 여러 공개 석상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궐선거에 정말 출마하고 싶고 출마할 예정"이라며 재·보선이 치러지는 경기 지역구(안산갑·평택을·하남갑) 중 한 곳에 출마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는 아예 김 전 부원장을 "검찰 폭거의 피해자"라고 규정하며 그에 따른 보상책으로 '국회 입성'이 이뤄져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여권에서는 자신의 진영에서 불거지는 사법리스크를 '정치검찰의 수사에 따른 피해' 또는 '사법부의 불신'이라고 주장하며 정치 행보에 '셀프 정당성'을 역설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의 전례가 누적되면서 도덕성의 기준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후보는 여론 조작 댓글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 받았던 사례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장미 대선' 전후 시기였던 2016년 말부터 2018년 3월까지 '드루킹' 김동원 씨와 공모해 댓글 순위 및 여론 조작을 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인 2024년 8월에 복권됐고 이재명 정권이 들어서자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이에 대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김 후보에 대해 "다시는 선거에 나오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 "저는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경수 씨를 복권시키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강력히 반대했다"며 "그 과정에서 저는 김경수 씨 복권을 꼭 해주려 하던 윤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공격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김경수 씨 복권을 강력히 반대한 이유는 다른 범죄도 아닌 선거에서 여론 조작해서 감옥 간 사람이 또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도 자녀 입시 비리 공모 등 혐의로 실형을 받았고 복역 도중 풀려나 활발한 정치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2024년 제22대 국회에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입성했다가 같은 해 12월 결국 자녀 입시 비리를 공모하고 청와대 감찰을 무마한 혐의 등으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다만 그는 지난해 이재명 정권이 들어서자 곧바로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을 받았다. 당 대표직에 복귀한 데 이어 이번에는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했다.
이처럼 각각 여론 조작과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당사자들이 사면·복권으로 마치 법적·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워진 것처럼 행동하자 정치권과 여론은 비판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특히 충분한 반성과 성찰이 있었는지 그들의 진정성은 여전히 의심받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도 지난 10일 '공소시효 만료 및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경찰 수사가 종결됐으나 시계 수수 관련 의혹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 후보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설명이 부족하면 앞으로 치러질 부산시장 본선에서 정치적 부담을 떨쳐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전 후보는 지난 2일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자리에서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한 야당의 공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그런 얘기는 그만하고 일 좀 하자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여권에서 사면·복권이나 보석, '공소권 없음'을 면죄부 삼고 정치적 활동을 이어가는 일종의 문화가 자리 잡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정치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도덕적·법적 문턱이 현저히 낮아졌고 품격의 수준이 치명타를 입었다"며 "정치적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닌데 최소한의 윤리 기준과 자정 노력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치가 흔히 '개콘(개그콘서트)이 왜 없어졌는지 알 것 같다'는 조롱을 받는 처지가 됐다"고 혀를 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