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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이 이렇게나 많은데 우리는 왜 외로운가…한국식 집단주의의 상징
단톡방이 이렇게나 많은데 우리는 왜 외로운가…한국식 집단주의의 상징 '카톡 피로' '카톡 감옥' 등 반강제적 공간처럼 존재벗어날 수 없는 단톡방서 정치·건강 등 '갑질'도…잘 쓰면 약, 못 쓰면 독 새해 인사를 열심히 나눈 게 엊그제 같은데 설날을 얼마 앞두고 또다시 신년 하례로 바쁘다. 양력과 음력이 병존하는 중화권 유교 문화의 현실에서 이 자체를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 그럼에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을 매년 두어 달씩이나 입에 달고 사는 우리의 경우는 유별난 측면이 있다. 예전처럼 연하장을 돌리는 것도 아니고 세배하러 다니는 것도 아닌데 신년 인사가 오히려 늘어나는 느낌은 카카오톡, 곧 카톡 때문이 아닐까 싶다. 모바일 메신저 가운데 하나인 카톡은 4800만명 이상이 실제로 사용 중인 ‘국민 앱’이다. 거의 모든 성인이 카톡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상대를 불문하고 언제 어디서나 손끝 하나로 새해 인사를 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정부나 지자체의 행정 서비스가 카톡을 이용할 때도 적지 않다. 민간 사업이 공공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카톡 일극(一極) 체제’는 단체 채팅 공간, 속칭 단톡방에서 가장 위력적이다. 카톡 사용자의 90%가 한 개 이상의 단톡방에 가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그것의 편리함과 효율성을 방증한다. 업무를 처리하거나 모임을 관리할 때, 혹은 친목을 나눌 때 옛날에는 이것 없이 어떻게 살았나 싶은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물론 외국에도 비슷한 것이 있다. 일본의 ‘LINE’과 중국의 ‘웨이신(微信)’이 단체 채팅방을 갖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WhatsApp과 Snapchat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결코 우리나라 단톡방에 비견될 정도는 아니다. 단톡방은 한국식 집단주의의 상징적 공간이다. 서구 문화권에서는 모바일 단체 대화방의 공적 기능과 사적 용도가 엄격히 분리된다. 개인 간 소통은 개별 채팅이 원칙이다. 일본에서도 그것이 사회관계의 기본 단위가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민폐를 경계하기 때문이다. 인구가 많아 단체방의 규모가 우리보다 훨씬 큰 편인 중국에서도 주된 용도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요긴한 업무 처리다. 국가의 감시 및 검열 가능성 때문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단톡방은 ‘소왕국’ 분위기다. 우선 단톡방 내부의 집단 규범(group rule)이 강하다. 지연·혈연·학연 등 전통적 연줄망의 디지털 버전이든, 학교·직장·단체 등 기존 오프라인 조직의 온라인 연장이든, 단톡방은 관계를 유지하는 반강제적 공간처럼 존재할 때가 많다. 그곳은 게시와 반응, 침묵 행위에 관련하여 암묵적 규칙을 공유한다. 어떤 시점에서 어떤 수위로 어떤 메시지를 낼지에 대해 모종의 불문율이 작동할 뿐 아니라 참여 활동량에 있어서도 과잉과 과소 사이의 균형 감각이 요구된다. ‘알림’ 기능이 거의 상례화되어 있거나 ‘읽음’ 표시가 모임에 대한 충성도 평가 장치로 곧잘 활용되는 것도 우리나라 단톡방의 특징이다. 그래서 ‘카톡 피로’나 ‘카톡 감옥’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단톡방에서 쉽게 벗어날 수도 없다. 조용히 나가기도 어렵지만 그 세계 나름의 ‘소외 불안(FOMO·Fear Of Missing Out)’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웬만한 용기 없이는 이른바 ‘연결되지 않을 권리(right to disconnect)’를 주장하기 힘들다. 더욱이 우리나라 단톡방은 전근대적 위계와 서열이 상당 부분 전이된 미시 권력장(權力場)이다. 바로 이런 지점을 파고드는 것이 ‘카톡 폭탄’이나 ‘카톡 공습’이다. 신앙이나 정치, 건강 등을 주제로 한 선의의 ‘메시지 갑질’ 말이다. 단톡방에서의 무성한 대화가 관계의 질을 보증하지도 않는다. 카톡상의 ‘친구’는 ‘연결된 사람’일 뿐 ‘진짜’ 친구는 아니다. 단문(短文) 위주의 핑퐁식 말 섞기라 정서적 표현에는 한계가 있다. 감정의 ‘대리 수행’ 장치, 곧 이모티콘에는 아무래도 진정성이 떨어진다. 소위 ‘톡질’을 많이 할수록 오히려 관계 허기가 늘어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대면·구어(口語) 소통 능력의 저하 문제도 심각하다. 말을 하지도 않고, 할 줄도 모르며, 말하기를 두려워하기조차 하는 것이 소셜 미디어 세대의 전반적 풍조다. 국가데이터처는 2025년에 실시한 사회조사에서 ‘외로움’을 묻는 문항을 처음 포함했다. 결과는 13세 이상 응답자 가운데 ‘평소 외롭다’고 대답한 사람 비율이 38.2%로 나타났다. 바로 이것이 2010년대 이후 단톡방의 급성장을 경험한 대한민국의 또 다른 민낯이다. 그 무렵 대학에서 가르치면서 가까운 관계망의 측정 지표 가운데 하나로 카톡 친구나 가입 단톡방 숫자를 언급한 적이 있다. 혹시 그때 내 제자들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그게 아닐 수도 있다고 정정하고 싶다.-전상인 서울대 명예교수·사회학 조선일보. 입력 2026.02.0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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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딸·청딸·조딸 '개딸 三國志'
명딸·청딸·조딸 '개딸 三國志'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25년여 전 크게 유행한 한 이동통신사 광고 대사다. 이 광고에서 차태현이 딴 사내에게로 가버린 김민희에게 “돌아와 달라”고 했을 때 돌아온 뜻밖의 한마디였다. 한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점잖게 포장돼 온 사랑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정치판에서도 ‘사랑’은 움직인다. 여권의 강성 지지자들을 일컫는 ‘개딸(개혁의 딸)’이 분화했다는 말이 자주 들린다. 차기 민주당 대표, 더 나아가 대선 주자를 뽑을 힘(투표권)을 가진 개딸들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려는 쟁탈전이 세력 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으로 정권 교체를 이룬 여당의 최대 화두는 현재 겉으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라 하지만, 속으로는 ‘이제 다음은 누구?’에 꽂혀 있다. 2022년 대선 직후 이재명 대표 시절 일극 체제에 가까웠던 개딸 진영은 이 대통령을 여전히 지지하는 ‘명딸’과 신흥 권력인 정청래 대표를 미는 ‘청딸’로 나뉜 양상이다. 여기에 이 대통령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여의도라는 ‘정치 콜로세움’에 등판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지지하는 ‘조딸’도 세를 불리고 있다. 조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을 지낸 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문파(문재인 강성 팬)’들은 조 대표를 ‘문재인의 후계자’로 여기고 그를 뒷받침하려 한다. 한 여권 인사는 “명딸, 청딸, 조딸이 개딸 삼국지를 찍고 있는 것 같다”면서 “삼국 통일이 이뤄지긴 할지, 한다면 누가 할지 모르지만 피 튀기는 전쟁이 몇 차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정 대표의 기습적인 조국혁신당과 합당 제안 발표는 친명 사이에서 “‘청·조(淸·曺)’ 동맹이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명딸’들은 지난 24일 주말 강추위에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저녁 늦게까지 ‘정청래 규탄’ 시위를 벌였다. 친명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비명횡사로 친문·수박들을 다 날렸는데 정청래가 합당으로 친문들을 대거 복귀시켜 당을 장악하려는 것”이라는 글이 이어졌다. 반면, 김어준의 딴지일보 게시판 등에선 청딸들이 “범여 대통합은 대세”라며 지지 여론을 형성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29일 사견을 전제로 ‘정청래·조국 공동 대표론’을 띄웠다. 개딸 삼국지를 방불케 하는 범여권의 권력 전쟁에 “집권 여당이 지금 이럴 때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트럼프발 관세 위기, 미·중 간의 패권 전쟁, 그리고 고환율·고물가·고실업률 등 세계 경제·안보와 나라 살림이 심상치 않은데, 집권 여당의 유력 인사들이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들이 밥그릇 싸움에 갇혀 있어서 되겠느냐는 것이다. 더불어 씁쓸한 건 여권은 싸워도 합치려고 싸우는데, 합쳐도 모자랄 야권은 전·현직 대표가 원수가 돼 싸우고 세(勢)가 쪼그라들어 여권의 ‘건강한 변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조선일보 데스크 칼럼 2026.02.02. 07:29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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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걸, 베풀걸, 즐길걸... 연말 떠올리는 ‘3대 후회’
참을걸, 베풀걸, 즐길걸... 연말 떠올리는 ‘3대 후회’ 침잠의 계절, 추운 겨울이 다시 찾아왔다. 푸르고 무성했던 나무들이 벌거벗은 창밖을 내다보며 지난 한 해를 자꾸 되돌아보게 된다. 마치 인간에게 그런 기회를 주기 위해 하늘이 짜놓은 4계절용 각본 같다. 그러면서 보다 나은 또 한 해를 맞이하라고. “껄·껄·껄이 뭐게?” 누군가 한 모임에서, 연말이면 출몰하는 퀴즈를 내겠단다. “그게 뭔 소리? 노인네 웃음소리야?” 여럿이 몇 가지를 답이라 내놨지만 친구는 계속 고개를 젓는다. 결국 그의 응답은 “참을걸·베풀걸·즐길걸”의 준말이란다. 한 해가 저무는 이때 누구나 겪는 ‘3대 후회’ 목록이라나?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중 내게 가장 후회막급인 것은 ‘베풀걸’이다. ‘베풀걸’은 상대가 있고 돌이킬 수도 없는 것이니 더 그렇다. 특히 다신 만날 수 없는 부모님에 대한 불효를 지적하는 소리로 들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최악의 후회 목록이다. 친정어머니가 가끔 혼자 말을 하셨었다. “암, 누구나 그때가 돼야 알지, 모른다 몰라!” 난 그 자조 어린 말씀을 ‘노인네 푸념’ 정도로 대충 넘겼다. 그다음에도 되풀이되길래 여쭸다. 당신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이란다. ‘90이 넘은 노인이 30년 전 돌아가신 당신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마음 아파하다니 참!’ 하고 무시했다. 당신이 말씀했던 ‘그때’가 내게 도달한 걸까? 나 역시 몇 해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내 가슴속을 떠나지 않고 사무쳐온다. 또 그때 그 말씀이 남편과 사별해 24년을 홀로 사신 절박한 외로움과 딸자식의 무정함에 대한 서운함을 떨쳐버리려는 자위용이었음을 새삼 깨치게 됐다. 그 이후 어머니는 요양병원, 대학병원 응급실을 전전하다 결국 12월 31일 혼자 눈을 감으셨다. 직장 일은 이미 그만뒀지만 잡생각에 나는 여전히 초조·분주했던 것이다. 늙은 어머니의 외로움, 병든 몸은 인생사 통과의례인 양 여겨 별일이 아니었던 거다. 불과 얼마 전 돌아가신 시어머니에 대한 죄책감도 후회막급이다. 며느리라는 이유로 더 무관심했던 것. 경제적 여유가 나았던 그분은 의사·간호사가 상주하는 고가의 실버타운에서 10여 년 머무셨다. 별세 3년 전에는 당신 공간에 간병인도 두고 친구인 양 지내셨으니 더 모른 척했다. 며느리가 자주 들르면 간병인도 불편하고 말년에 시어머니 통장에 관심이 있어서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주위 조언이 그럴싸해서였다. 그러나 장례식 후 실버타운에서 대기자의 후속 입주를 위해 급히 실어 온 유품을 정리하면서 가족이 자주 찾지 않는 환자의 안위는 간병인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물증들이 속속 나왔다. 그곳에서 3끼 식사와 청소, 취미 프로그램 등 웬만한 것을 다 공급받는 어머니 방안 3면 벽장은 온갖 물건들로 넘쳤다. 상표를 떼지도 않은 옷·화장품·건강식품과 한약재 등. 어머니의 각종 통장을 정리하고 짐 속에서 나온 그분의 일기식 메모를 받아보면서 죄책감에 얼어붙었다. 자주 바뀌는 간병인들과 방문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어머니가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여기저기 불필요한 물건을 구입해 그 대금을 얼마나 많이 부쳐줬는가를 알게 됐다. 간병인이 제멋대로 나들이를 하면서 낯선 이를 품앗이로 대충 들여도 내색도 못 하셨던 것이다. 어렵고 무서워서. 속죄의 마음으로 메모를 보면서 눈물이 절로 흘렀다. 이런 류의 후회는 인생의 반면교사다. 물론 또 잊고 반복하리라. 후회의 연속은 이미 수천 년간 유전돼 온 인생사 고질병이란 불길한 예감도 든다. 두 번의 막급한 아픔을 겪은 내가 이제 좀 성숙해져 내년엔 그런 자책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후회는 집착이며 지금을 놓친 마음의 결과다. 다 털어내고 지금에 감사하며 가진 걸 베푸는 자세만이 나와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힘을 길러준다”는 한 스승님의 말씀대로 애써보련다. 더 참고 베풀리라! 인간에게 모두 주어진 ‘그때’가 내게도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거다.-조선일보. 고혜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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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역사시대의 시작, 환국-박덕규 대한사랑 교육위원
[기고] 역사시대의 시작, 환국-박덕규 대한사랑 교육위원 사람을 뜻하는 호모(Homo)속이 살아온 시대를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로 구분하고 있는데, 19세기 초반 덴마크의 크리티안 톰센(Christian Thomsen)이 박물관 전시와 안내서를 발간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할 때면 자연스럽게 ‘도구’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런데,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은 약 280만년 전 출현한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부터였다. 190만 년 전에는 ‘일하는 자’라는 뜻의 호모 에르가스테르(Homo ergaster)와 ‘두 발로 선 자’란 뜻의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가 출현했다. 20~15만년 전에는 ‘생각하는 인간’이란 뜻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ce)가 등장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인간의 본질은 이성적인 사고(思考)라는 인간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약 4만년 전에는 호모 사피엔스에게 대전이(大轉移)가 일어나면서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등장했다. 그들이 바로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이라는 단일종, 우리 조상이다. 호모속의 학명에 담긴 뜻으로 인간을 규정하면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고, 두 발로 서서, 일하고, 생각하는 지혜로운 자’를 말한다. 이제, 스스로 학습하고 생각하고 움직이는 AI 로봇이 나타나면서 그들과 인간을 어떻게 구분해야할지 고민이 생기게 된다. 어쩌면, 지금까지 사용되어온 인간에 대한 규정과 시대 구분은 지극히 유물론적이고 이성중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으로부터 9천 2백년 전, 인류의 시원 역사를 담고 있는 『환단고기』 「삼성기」에는 그 첫머리가 ‘오환건국(吾桓建國)’ 네 글자로 시작하고 있다. ‘오환(吾桓)’은 “나, 너, 우리는 모두 환이다.”라는 뜻으로 인간을 ‘환하게 밝은 자’로 규정한 것이다. ‘건국(建國)’은 밝은 사람들이 세운 나라의 뜻으로 「삼성기」는 ‘환국(桓國)이 가장 오래된 나라, 최초의 국가’라고 자신 있게 선언하고 있다. 당시에도 지구상에는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유독 환국으로부터 인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한 이유는 그들이 다른 사피엔스와는 다른 무엇이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런 의문을 제기하고 해답을 찾는 것이 인류가 걸어온 시간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기고자: 대한사랑 교육위원 박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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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 발언 정치해온 李 대통령의 '날것' 발언
즉흥 발언 정치해온 李 대통령의 '날것' 발언 채권시장·로스쿨에 혼란 일으켜…대통령 발언의 무게감은 달라정제된 메시지로 국정 안정감 보여야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중요하다는 표현으론 부족하다.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인 그의 한마디에 국내 정책은 물론 국가 간 외교 관계까지 결정된다. 이 때문에 기자들은 대통령의 발언을 하나하나 정밀하게 취재한다. 참모들과 회의 시간에 한 발언, 사적으로 주변에 한 말 모두 관심사다. 그런데 대통령이 가끔 자신 발언의 중량감을 헤아리지 못할 때가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임기 3년간 대체로 그랬던 것 같다. 취임 초 ‘날것’을 보여주겠다며 시작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에서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즉흥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연장근로시간 관리 방식을 주 단위에서 월 단위로 바꾸는 내용의 정부 주 52시간제 개편안에 “아직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해 정책 혼선을 빚었다. 대통령실이 뒤늦게 “대통령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정책 신뢰도에는 금이 갔다. 미국 순방 중엔 ‘바이든 날리면’ 논란이 있었다. 비공식적 발언이었지만, 윤 전 대통령 의도와 상관없이 국내외에 파문이 일었다. 그는 사석에서 특정 정치권 인사들을 거론하며 비속어를 종종 사용했는데, 이런 사실이 알려져 문제 되기도 했다. 임기 초반이지만 이재명 대통령도 ‘대통령직’이 가진 발언의 무게를 아직 실감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난달 19일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제출을 앞두고 채권 시장이 혼란을 빚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추경 정부안을 의결하며 “추경을 조금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마치 3차 추경을 시사하는 듯한 이 발언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결국 대통령실이 “대통령실은 3차 추경안 편성을 검토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고서야 시장은 진정됐다. 지난달 25일 광주 타운홀 미팅에서는 한 시민이 “금수저인 사람만 로스쿨을 다닐 수 있다. 사법시험을 부활시켜 달라”고 하자 이에 호응해 “한번 검토해보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로스쿨 제도가) 과거제가 아니라 음서제가 되는 건 아닌가라는 걱정을 잠깐 했었다”고 했다.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했지만 파장은 컸다. 대통령실이 “이 대통령은 사법시험 부활에 공감하지만 정책에 반영할 경우 저항이 셀 것도 알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일선 로스쿨생들은 지금도 사법시험이 부활해 자신들이 차별받을까 두렵다고 한다. 민감한 대미(對美) 관계에서도 불안한 부분이 있다. 공적인 자리는 아니지만,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 주변에 여러 얘기를 한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과 평소 소통할 만한 여권 인사들이 반미(反美) 성향 발언을 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최근 공개 회의에서 “과거처럼 힘과 동맹의 논리에 따라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이들이 이 대통령과 대화한 뒤 이를 대변하고 있다고 미국에서 오해할 소지가 충분하다. 이 대통령이 이 같이 말하는 건 아마도 수십 년간 정치를 그렇게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통령의 즉흥적인 날것 발언은 그가 대통령이 되는 데 큰 원동력이 됐다. 비정치인 출신으로 통치에 익숙하지 못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자신이 좀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건 ‘정당인’이 아닌 ‘대통령’ 이재명이다. 대통령의 발언은 무겁고, 그 결과에 무한책임을 진다. 식상하고 재미없더라도 정제된 메시지로 국정 안정감을 보여주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이 지금보다 조금 더 자신의 발언에 무게감을 뒀으면 좋겠다.-조선일보 태평로. 양승식 논설위원 입력 2025.07.20. 업데이트 2025.07.2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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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검찰 개혁이 겨눈 '나쁜 수사', 특검은 해도 되나
[칼럼] 검찰 개혁이 겨눈 '나쁜 수사', 특검은 해도 되나 “결론 정해 놓고 꿰맞춘다며 검찰은 수사 못 하게 하면서전 정권 사냥 맡긴 특검엔 피의자 망신 주고 모욕하며별건 수사 등 못된 짓 방치…8년 전 文 정권 닮아가나”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가장 힘을 준 메시지는 검찰 개혁이었다. “검찰 개혁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일종의 자업자득”이라면서 “추석 전까지 제도 얼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검찰이 너무 망가졌기 때문에 수술을 피할 수 없으며 속전속결로 손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기소를 위해 수사하는 나쁜 관행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하는 긴 시간 동안 악화됐고 심해졌고 더 나빠졌다”고 했다. 미리 한쪽으로 결론을 내려 놓고 증거를 꿰맞춰 가는 ‘나쁜 수사’를 뿌리 뽑겠다는 취지다. ‘기소와 수사’ 분리가 그 해법이라고 했다. 검찰은 법에 규정된 기소권만 행사하고 수사에서는 손 떼게 한다는 거다. 어디선가 이미 본 장면 같은 기시감이 든다. 문재인 정권 사람들도 거의 똑같은 말을 하면서 검찰 개혁을 시작했다. 문 정권이 내건 양대 국정 목표는 검찰 개혁과 적폐 청산이었다. 검찰 개혁은 공수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 힘을 빼는 게 핵심이었다. 이빨을 제거해서 정권을 물지 못하게 만들 심산이었다. 적폐 청산이라는 거창한 명칭의 내용물은 자신들이 증오해 온 보수 진영 전임 대통령 두 명을 감옥에 보내는 과제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부정한 돈을 받은 적이 없었지만 ‘뇌물죄’로 처벌받았다. 듣도 보도 못한 두 가지 희한한 법 논리가 동원됐다. 박 전 대통령과 ‘경제 공동체’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삼성에서 승마 지원금을 받았다는 것이 첫째요, 삼성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부탁한 적은 없지만 ‘묵시적 청탁’을 했다는 게 둘째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낚싯대에 걸릴 때까지 이 혐의, 저 혐의를 뒤지는 별건 수사로 엮었다. 당초는 국정원 댓글 지시 혐의로 수사를 시작했다가, 특수 활동비 전용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그것도 소득이 없자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10년 전 논란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마침내 변호사비를 삼성에 대납시켰다는 혐의가 낚였다. 이 전 대통령을 감옥에 ‘골인’시킨 구속영장은 A4 용지 207장 분량에 혐의는 18가지에 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22년, 이 전 대통령은 17년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 공로로 윤석열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검찰총장으로 초고속 승진했고, 실무 수사를 담당한 한동훈 검사는 ‘조선 제일검’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정권을 만족시킨 검찰의 위세는 하늘을 찔렀다. 검찰 개혁은 자연스럽게 힘을 잃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검찰 수사가 악화되고 심화됐고, 더 나빠졌다”고 개탄하게 된 이유다. 이재명 정권이 내딛는 첫걸음도 문 정권과 많이 닮았다. 한 손에 검찰 개혁, 다른 손엔 내란 종식 깃발을 들고 있다. 내란 종식은 적폐 청산 시즌2다. 계엄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전 정권 일망타진을 노린다. 다만 수사는 검찰 대신 3대 특검에 맡겼다. 문 정권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포석일 것이다. 그러나 특검이라는 모자만 썼을 뿐 수사 핵심 인력은 이재명 정권 사람들이 청산 대상으로 꼽아 온 검찰 특수통들이다. 수사 기법도 검찰이 그동안 애용하면서 욕먹어 온 그대로다. 내란 특검은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압수 수색 때 에르메스 가방에서 발견된 거액 현금 다발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압수 수색을 집행한 경찰은 “수사 대상인 계엄과 무관해서 덮었다”는데 특검은 굳이 이 사실을 들춰냈다. 여권 사람들이 두고두고 분노를 표시해 온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망신 주기를 빼닮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우기 위해 지하 주차장을 폐쇄해 놓고 소환한 얄팍한 조치도 똑같은 발상이다. 김건희 특검은 김 여사의 과거 학위 취득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이것 역시 특검법상 수사 대상은 아니다.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범죄 행위’라는 조항을 근거로 수사한다고 했다. “수사하다가 불거진 불법을 어떻게 눈감을 수 있냐”면서 별건 수사를 합리화해 온 검찰 논리다. 3대 특검에 동원된 엘리트 검사 120명이 윤 정권 먼지 떨기 경쟁을 시작했다. 피의자들을 겁주고 모욕해서 방어 의지를 무력화하는 각종 노하우가 동원될 것이다. 이 대통령이 뿌리 뽑겠다고 약속한 ‘나쁜 수사’의 전형이다. 이재명 정권 사람들이 그런 특검에 손뼉 치고 격려하는 모습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 것인가. <조선일보 김창균 논설주간. 입력 2025.07.0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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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이 이렇게나 많은데 우리는 왜 외로운가…한국식 집단주의의 상징
- 단톡방이 이렇게나 많은데 우리는 왜 외로운가…한국식 집단주의의 상징 '카톡 피로' '카톡 감옥' 등 반강제적 공간처럼 존재벗어날 수 없는 단톡방서 정치·건강 등 '갑질'도…잘 쓰면 약, 못 쓰면 독 새해 인사를 열심히 나눈 게 엊그제 같은데 설날을 얼마 앞두고 또다시 신년 하례로 바쁘다. 양력과 음력이 병존하는 중화권 유교 문화의 현실에서 이 자체를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 그럼에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을 매년 두어 달씩이나 입에 달고 사는 우리의 경우는 유별난 측면이 있다. 예전처럼 연하장을 돌리는 것도 아니고 세배하러 다니는 것도 아닌데 신년 인사가 오히려 늘어나는 느낌은 카카오톡, 곧 카톡 때문이 아닐까 싶다. 모바일 메신저 가운데 하나인 카톡은 4800만명 이상이 실제로 사용 중인 ‘국민 앱’이다. 거의 모든 성인이 카톡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상대를 불문하고 언제 어디서나 손끝 하나로 새해 인사를 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정부나 지자체의 행정 서비스가 카톡을 이용할 때도 적지 않다. 민간 사업이 공공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카톡 일극(一極) 체제’는 단체 채팅 공간, 속칭 단톡방에서 가장 위력적이다. 카톡 사용자의 90%가 한 개 이상의 단톡방에 가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그것의 편리함과 효율성을 방증한다. 업무를 처리하거나 모임을 관리할 때, 혹은 친목을 나눌 때 옛날에는 이것 없이 어떻게 살았나 싶은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물론 외국에도 비슷한 것이 있다. 일본의 ‘LINE’과 중국의 ‘웨이신(微信)’이 단체 채팅방을 갖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WhatsApp과 Snapchat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결코 우리나라 단톡방에 비견될 정도는 아니다. 단톡방은 한국식 집단주의의 상징적 공간이다. 서구 문화권에서는 모바일 단체 대화방의 공적 기능과 사적 용도가 엄격히 분리된다. 개인 간 소통은 개별 채팅이 원칙이다. 일본에서도 그것이 사회관계의 기본 단위가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민폐를 경계하기 때문이다. 인구가 많아 단체방의 규모가 우리보다 훨씬 큰 편인 중국에서도 주된 용도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요긴한 업무 처리다. 국가의 감시 및 검열 가능성 때문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단톡방은 ‘소왕국’ 분위기다. 우선 단톡방 내부의 집단 규범(group rule)이 강하다. 지연·혈연·학연 등 전통적 연줄망의 디지털 버전이든, 학교·직장·단체 등 기존 오프라인 조직의 온라인 연장이든, 단톡방은 관계를 유지하는 반강제적 공간처럼 존재할 때가 많다. 그곳은 게시와 반응, 침묵 행위에 관련하여 암묵적 규칙을 공유한다. 어떤 시점에서 어떤 수위로 어떤 메시지를 낼지에 대해 모종의 불문율이 작동할 뿐 아니라 참여 활동량에 있어서도 과잉과 과소 사이의 균형 감각이 요구된다. ‘알림’ 기능이 거의 상례화되어 있거나 ‘읽음’ 표시가 모임에 대한 충성도 평가 장치로 곧잘 활용되는 것도 우리나라 단톡방의 특징이다. 그래서 ‘카톡 피로’나 ‘카톡 감옥’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단톡방에서 쉽게 벗어날 수도 없다. 조용히 나가기도 어렵지만 그 세계 나름의 ‘소외 불안(FOMO·Fear Of Missing Out)’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웬만한 용기 없이는 이른바 ‘연결되지 않을 권리(right to disconnect)’를 주장하기 힘들다. 더욱이 우리나라 단톡방은 전근대적 위계와 서열이 상당 부분 전이된 미시 권력장(權力場)이다. 바로 이런 지점을 파고드는 것이 ‘카톡 폭탄’이나 ‘카톡 공습’이다. 신앙이나 정치, 건강 등을 주제로 한 선의의 ‘메시지 갑질’ 말이다. 단톡방에서의 무성한 대화가 관계의 질을 보증하지도 않는다. 카톡상의 ‘친구’는 ‘연결된 사람’일 뿐 ‘진짜’ 친구는 아니다. 단문(短文) 위주의 핑퐁식 말 섞기라 정서적 표현에는 한계가 있다. 감정의 ‘대리 수행’ 장치, 곧 이모티콘에는 아무래도 진정성이 떨어진다. 소위 ‘톡질’을 많이 할수록 오히려 관계 허기가 늘어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대면·구어(口語) 소통 능력의 저하 문제도 심각하다. 말을 하지도 않고, 할 줄도 모르며, 말하기를 두려워하기조차 하는 것이 소셜 미디어 세대의 전반적 풍조다. 국가데이터처는 2025년에 실시한 사회조사에서 ‘외로움’을 묻는 문항을 처음 포함했다. 결과는 13세 이상 응답자 가운데 ‘평소 외롭다’고 대답한 사람 비율이 38.2%로 나타났다. 바로 이것이 2010년대 이후 단톡방의 급성장을 경험한 대한민국의 또 다른 민낯이다. 그 무렵 대학에서 가르치면서 가까운 관계망의 측정 지표 가운데 하나로 카톡 친구나 가입 단톡방 숫자를 언급한 적이 있다. 혹시 그때 내 제자들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그게 아닐 수도 있다고 정정하고 싶다.-전상인 서울대 명예교수·사회학 조선일보. 입력 2026.02.0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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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딸·청딸·조딸 '개딸 三國志'
- 명딸·청딸·조딸 '개딸 三國志'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25년여 전 크게 유행한 한 이동통신사 광고 대사다. 이 광고에서 차태현이 딴 사내에게로 가버린 김민희에게 “돌아와 달라”고 했을 때 돌아온 뜻밖의 한마디였다. 한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점잖게 포장돼 온 사랑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정치판에서도 ‘사랑’은 움직인다. 여권의 강성 지지자들을 일컫는 ‘개딸(개혁의 딸)’이 분화했다는 말이 자주 들린다. 차기 민주당 대표, 더 나아가 대선 주자를 뽑을 힘(투표권)을 가진 개딸들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려는 쟁탈전이 세력 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으로 정권 교체를 이룬 여당의 최대 화두는 현재 겉으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라 하지만, 속으로는 ‘이제 다음은 누구?’에 꽂혀 있다. 2022년 대선 직후 이재명 대표 시절 일극 체제에 가까웠던 개딸 진영은 이 대통령을 여전히 지지하는 ‘명딸’과 신흥 권력인 정청래 대표를 미는 ‘청딸’로 나뉜 양상이다. 여기에 이 대통령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여의도라는 ‘정치 콜로세움’에 등판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지지하는 ‘조딸’도 세를 불리고 있다. 조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을 지낸 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문파(문재인 강성 팬)’들은 조 대표를 ‘문재인의 후계자’로 여기고 그를 뒷받침하려 한다. 한 여권 인사는 “명딸, 청딸, 조딸이 개딸 삼국지를 찍고 있는 것 같다”면서 “삼국 통일이 이뤄지긴 할지, 한다면 누가 할지 모르지만 피 튀기는 전쟁이 몇 차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정 대표의 기습적인 조국혁신당과 합당 제안 발표는 친명 사이에서 “‘청·조(淸·曺)’ 동맹이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명딸’들은 지난 24일 주말 강추위에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저녁 늦게까지 ‘정청래 규탄’ 시위를 벌였다. 친명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비명횡사로 친문·수박들을 다 날렸는데 정청래가 합당으로 친문들을 대거 복귀시켜 당을 장악하려는 것”이라는 글이 이어졌다. 반면, 김어준의 딴지일보 게시판 등에선 청딸들이 “범여 대통합은 대세”라며 지지 여론을 형성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29일 사견을 전제로 ‘정청래·조국 공동 대표론’을 띄웠다. 개딸 삼국지를 방불케 하는 범여권의 권력 전쟁에 “집권 여당이 지금 이럴 때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트럼프발 관세 위기, 미·중 간의 패권 전쟁, 그리고 고환율·고물가·고실업률 등 세계 경제·안보와 나라 살림이 심상치 않은데, 집권 여당의 유력 인사들이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들이 밥그릇 싸움에 갇혀 있어서 되겠느냐는 것이다. 더불어 씁쓸한 건 여권은 싸워도 합치려고 싸우는데, 합쳐도 모자랄 야권은 전·현직 대표가 원수가 돼 싸우고 세(勢)가 쪼그라들어 여권의 ‘건강한 변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조선일보 데스크 칼럼 2026.02.02. 07:29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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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딸·청딸·조딸 '개딸 三國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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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걸, 베풀걸, 즐길걸... 연말 떠올리는 ‘3대 후회’
- 참을걸, 베풀걸, 즐길걸... 연말 떠올리는 ‘3대 후회’ 침잠의 계절, 추운 겨울이 다시 찾아왔다. 푸르고 무성했던 나무들이 벌거벗은 창밖을 내다보며 지난 한 해를 자꾸 되돌아보게 된다. 마치 인간에게 그런 기회를 주기 위해 하늘이 짜놓은 4계절용 각본 같다. 그러면서 보다 나은 또 한 해를 맞이하라고. “껄·껄·껄이 뭐게?” 누군가 한 모임에서, 연말이면 출몰하는 퀴즈를 내겠단다. “그게 뭔 소리? 노인네 웃음소리야?” 여럿이 몇 가지를 답이라 내놨지만 친구는 계속 고개를 젓는다. 결국 그의 응답은 “참을걸·베풀걸·즐길걸”의 준말이란다. 한 해가 저무는 이때 누구나 겪는 ‘3대 후회’ 목록이라나?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중 내게 가장 후회막급인 것은 ‘베풀걸’이다. ‘베풀걸’은 상대가 있고 돌이킬 수도 없는 것이니 더 그렇다. 특히 다신 만날 수 없는 부모님에 대한 불효를 지적하는 소리로 들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최악의 후회 목록이다. 친정어머니가 가끔 혼자 말을 하셨었다. “암, 누구나 그때가 돼야 알지, 모른다 몰라!” 난 그 자조 어린 말씀을 ‘노인네 푸념’ 정도로 대충 넘겼다. 그다음에도 되풀이되길래 여쭸다. 당신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이란다. ‘90이 넘은 노인이 30년 전 돌아가신 당신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마음 아파하다니 참!’ 하고 무시했다. 당신이 말씀했던 ‘그때’가 내게 도달한 걸까? 나 역시 몇 해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내 가슴속을 떠나지 않고 사무쳐온다. 또 그때 그 말씀이 남편과 사별해 24년을 홀로 사신 절박한 외로움과 딸자식의 무정함에 대한 서운함을 떨쳐버리려는 자위용이었음을 새삼 깨치게 됐다. 그 이후 어머니는 요양병원, 대학병원 응급실을 전전하다 결국 12월 31일 혼자 눈을 감으셨다. 직장 일은 이미 그만뒀지만 잡생각에 나는 여전히 초조·분주했던 것이다. 늙은 어머니의 외로움, 병든 몸은 인생사 통과의례인 양 여겨 별일이 아니었던 거다. 불과 얼마 전 돌아가신 시어머니에 대한 죄책감도 후회막급이다. 며느리라는 이유로 더 무관심했던 것. 경제적 여유가 나았던 그분은 의사·간호사가 상주하는 고가의 실버타운에서 10여 년 머무셨다. 별세 3년 전에는 당신 공간에 간병인도 두고 친구인 양 지내셨으니 더 모른 척했다. 며느리가 자주 들르면 간병인도 불편하고 말년에 시어머니 통장에 관심이 있어서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주위 조언이 그럴싸해서였다. 그러나 장례식 후 실버타운에서 대기자의 후속 입주를 위해 급히 실어 온 유품을 정리하면서 가족이 자주 찾지 않는 환자의 안위는 간병인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물증들이 속속 나왔다. 그곳에서 3끼 식사와 청소, 취미 프로그램 등 웬만한 것을 다 공급받는 어머니 방안 3면 벽장은 온갖 물건들로 넘쳤다. 상표를 떼지도 않은 옷·화장품·건강식품과 한약재 등. 어머니의 각종 통장을 정리하고 짐 속에서 나온 그분의 일기식 메모를 받아보면서 죄책감에 얼어붙었다. 자주 바뀌는 간병인들과 방문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어머니가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여기저기 불필요한 물건을 구입해 그 대금을 얼마나 많이 부쳐줬는가를 알게 됐다. 간병인이 제멋대로 나들이를 하면서 낯선 이를 품앗이로 대충 들여도 내색도 못 하셨던 것이다. 어렵고 무서워서. 속죄의 마음으로 메모를 보면서 눈물이 절로 흘렀다. 이런 류의 후회는 인생의 반면교사다. 물론 또 잊고 반복하리라. 후회의 연속은 이미 수천 년간 유전돼 온 인생사 고질병이란 불길한 예감도 든다. 두 번의 막급한 아픔을 겪은 내가 이제 좀 성숙해져 내년엔 그런 자책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후회는 집착이며 지금을 놓친 마음의 결과다. 다 털어내고 지금에 감사하며 가진 걸 베푸는 자세만이 나와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힘을 길러준다”는 한 스승님의 말씀대로 애써보련다. 더 참고 베풀리라! 인간에게 모두 주어진 ‘그때’가 내게도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거다.-조선일보. 고혜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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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걸, 베풀걸, 즐길걸... 연말 떠올리는 ‘3대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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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역사시대의 시작, 환국-박덕규 대한사랑 교육위원
- [기고] 역사시대의 시작, 환국-박덕규 대한사랑 교육위원 사람을 뜻하는 호모(Homo)속이 살아온 시대를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로 구분하고 있는데, 19세기 초반 덴마크의 크리티안 톰센(Christian Thomsen)이 박물관 전시와 안내서를 발간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할 때면 자연스럽게 ‘도구’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런데,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은 약 280만년 전 출현한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부터였다. 190만 년 전에는 ‘일하는 자’라는 뜻의 호모 에르가스테르(Homo ergaster)와 ‘두 발로 선 자’란 뜻의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가 출현했다. 20~15만년 전에는 ‘생각하는 인간’이란 뜻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ce)가 등장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인간의 본질은 이성적인 사고(思考)라는 인간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약 4만년 전에는 호모 사피엔스에게 대전이(大轉移)가 일어나면서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등장했다. 그들이 바로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이라는 단일종, 우리 조상이다. 호모속의 학명에 담긴 뜻으로 인간을 규정하면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고, 두 발로 서서, 일하고, 생각하는 지혜로운 자’를 말한다. 이제, 스스로 학습하고 생각하고 움직이는 AI 로봇이 나타나면서 그들과 인간을 어떻게 구분해야할지 고민이 생기게 된다. 어쩌면, 지금까지 사용되어온 인간에 대한 규정과 시대 구분은 지극히 유물론적이고 이성중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으로부터 9천 2백년 전, 인류의 시원 역사를 담고 있는 『환단고기』 「삼성기」에는 그 첫머리가 ‘오환건국(吾桓建國)’ 네 글자로 시작하고 있다. ‘오환(吾桓)’은 “나, 너, 우리는 모두 환이다.”라는 뜻으로 인간을 ‘환하게 밝은 자’로 규정한 것이다. ‘건국(建國)’은 밝은 사람들이 세운 나라의 뜻으로 「삼성기」는 ‘환국(桓國)이 가장 오래된 나라, 최초의 국가’라고 자신 있게 선언하고 있다. 당시에도 지구상에는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유독 환국으로부터 인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한 이유는 그들이 다른 사피엔스와는 다른 무엇이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런 의문을 제기하고 해답을 찾는 것이 인류가 걸어온 시간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기고자: 대한사랑 교육위원 박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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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역사시대의 시작, 환국-박덕규 대한사랑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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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 발언 정치해온 李 대통령의 '날것' 발언
- 즉흥 발언 정치해온 李 대통령의 '날것' 발언 채권시장·로스쿨에 혼란 일으켜…대통령 발언의 무게감은 달라정제된 메시지로 국정 안정감 보여야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중요하다는 표현으론 부족하다.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인 그의 한마디에 국내 정책은 물론 국가 간 외교 관계까지 결정된다. 이 때문에 기자들은 대통령의 발언을 하나하나 정밀하게 취재한다. 참모들과 회의 시간에 한 발언, 사적으로 주변에 한 말 모두 관심사다. 그런데 대통령이 가끔 자신 발언의 중량감을 헤아리지 못할 때가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임기 3년간 대체로 그랬던 것 같다. 취임 초 ‘날것’을 보여주겠다며 시작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에서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즉흥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연장근로시간 관리 방식을 주 단위에서 월 단위로 바꾸는 내용의 정부 주 52시간제 개편안에 “아직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해 정책 혼선을 빚었다. 대통령실이 뒤늦게 “대통령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정책 신뢰도에는 금이 갔다. 미국 순방 중엔 ‘바이든 날리면’ 논란이 있었다. 비공식적 발언이었지만, 윤 전 대통령 의도와 상관없이 국내외에 파문이 일었다. 그는 사석에서 특정 정치권 인사들을 거론하며 비속어를 종종 사용했는데, 이런 사실이 알려져 문제 되기도 했다. 임기 초반이지만 이재명 대통령도 ‘대통령직’이 가진 발언의 무게를 아직 실감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난달 19일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제출을 앞두고 채권 시장이 혼란을 빚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추경 정부안을 의결하며 “추경을 조금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마치 3차 추경을 시사하는 듯한 이 발언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결국 대통령실이 “대통령실은 3차 추경안 편성을 검토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고서야 시장은 진정됐다. 지난달 25일 광주 타운홀 미팅에서는 한 시민이 “금수저인 사람만 로스쿨을 다닐 수 있다. 사법시험을 부활시켜 달라”고 하자 이에 호응해 “한번 검토해보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로스쿨 제도가) 과거제가 아니라 음서제가 되는 건 아닌가라는 걱정을 잠깐 했었다”고 했다.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했지만 파장은 컸다. 대통령실이 “이 대통령은 사법시험 부활에 공감하지만 정책에 반영할 경우 저항이 셀 것도 알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일선 로스쿨생들은 지금도 사법시험이 부활해 자신들이 차별받을까 두렵다고 한다. 민감한 대미(對美) 관계에서도 불안한 부분이 있다. 공적인 자리는 아니지만,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 주변에 여러 얘기를 한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과 평소 소통할 만한 여권 인사들이 반미(反美) 성향 발언을 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최근 공개 회의에서 “과거처럼 힘과 동맹의 논리에 따라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이들이 이 대통령과 대화한 뒤 이를 대변하고 있다고 미국에서 오해할 소지가 충분하다. 이 대통령이 이 같이 말하는 건 아마도 수십 년간 정치를 그렇게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통령의 즉흥적인 날것 발언은 그가 대통령이 되는 데 큰 원동력이 됐다. 비정치인 출신으로 통치에 익숙하지 못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자신이 좀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건 ‘정당인’이 아닌 ‘대통령’ 이재명이다. 대통령의 발언은 무겁고, 그 결과에 무한책임을 진다. 식상하고 재미없더라도 정제된 메시지로 국정 안정감을 보여주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이 지금보다 조금 더 자신의 발언에 무게감을 뒀으면 좋겠다.-조선일보 태평로. 양승식 논설위원 입력 2025.07.20. 업데이트 2025.07.2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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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검찰 개혁이 겨눈 '나쁜 수사', 특검은 해도 되나
- [칼럼] 검찰 개혁이 겨눈 '나쁜 수사', 특검은 해도 되나 “결론 정해 놓고 꿰맞춘다며 검찰은 수사 못 하게 하면서전 정권 사냥 맡긴 특검엔 피의자 망신 주고 모욕하며별건 수사 등 못된 짓 방치…8년 전 文 정권 닮아가나”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가장 힘을 준 메시지는 검찰 개혁이었다. “검찰 개혁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일종의 자업자득”이라면서 “추석 전까지 제도 얼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검찰이 너무 망가졌기 때문에 수술을 피할 수 없으며 속전속결로 손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기소를 위해 수사하는 나쁜 관행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하는 긴 시간 동안 악화됐고 심해졌고 더 나빠졌다”고 했다. 미리 한쪽으로 결론을 내려 놓고 증거를 꿰맞춰 가는 ‘나쁜 수사’를 뿌리 뽑겠다는 취지다. ‘기소와 수사’ 분리가 그 해법이라고 했다. 검찰은 법에 규정된 기소권만 행사하고 수사에서는 손 떼게 한다는 거다. 어디선가 이미 본 장면 같은 기시감이 든다. 문재인 정권 사람들도 거의 똑같은 말을 하면서 검찰 개혁을 시작했다. 문 정권이 내건 양대 국정 목표는 검찰 개혁과 적폐 청산이었다. 검찰 개혁은 공수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 힘을 빼는 게 핵심이었다. 이빨을 제거해서 정권을 물지 못하게 만들 심산이었다. 적폐 청산이라는 거창한 명칭의 내용물은 자신들이 증오해 온 보수 진영 전임 대통령 두 명을 감옥에 보내는 과제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부정한 돈을 받은 적이 없었지만 ‘뇌물죄’로 처벌받았다. 듣도 보도 못한 두 가지 희한한 법 논리가 동원됐다. 박 전 대통령과 ‘경제 공동체’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삼성에서 승마 지원금을 받았다는 것이 첫째요, 삼성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부탁한 적은 없지만 ‘묵시적 청탁’을 했다는 게 둘째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낚싯대에 걸릴 때까지 이 혐의, 저 혐의를 뒤지는 별건 수사로 엮었다. 당초는 국정원 댓글 지시 혐의로 수사를 시작했다가, 특수 활동비 전용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그것도 소득이 없자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10년 전 논란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마침내 변호사비를 삼성에 대납시켰다는 혐의가 낚였다. 이 전 대통령을 감옥에 ‘골인’시킨 구속영장은 A4 용지 207장 분량에 혐의는 18가지에 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22년, 이 전 대통령은 17년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 공로로 윤석열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검찰총장으로 초고속 승진했고, 실무 수사를 담당한 한동훈 검사는 ‘조선 제일검’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정권을 만족시킨 검찰의 위세는 하늘을 찔렀다. 검찰 개혁은 자연스럽게 힘을 잃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검찰 수사가 악화되고 심화됐고, 더 나빠졌다”고 개탄하게 된 이유다. 이재명 정권이 내딛는 첫걸음도 문 정권과 많이 닮았다. 한 손에 검찰 개혁, 다른 손엔 내란 종식 깃발을 들고 있다. 내란 종식은 적폐 청산 시즌2다. 계엄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전 정권 일망타진을 노린다. 다만 수사는 검찰 대신 3대 특검에 맡겼다. 문 정권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포석일 것이다. 그러나 특검이라는 모자만 썼을 뿐 수사 핵심 인력은 이재명 정권 사람들이 청산 대상으로 꼽아 온 검찰 특수통들이다. 수사 기법도 검찰이 그동안 애용하면서 욕먹어 온 그대로다. 내란 특검은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압수 수색 때 에르메스 가방에서 발견된 거액 현금 다발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압수 수색을 집행한 경찰은 “수사 대상인 계엄과 무관해서 덮었다”는데 특검은 굳이 이 사실을 들춰냈다. 여권 사람들이 두고두고 분노를 표시해 온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망신 주기를 빼닮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우기 위해 지하 주차장을 폐쇄해 놓고 소환한 얄팍한 조치도 똑같은 발상이다. 김건희 특검은 김 여사의 과거 학위 취득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이것 역시 특검법상 수사 대상은 아니다.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범죄 행위’라는 조항을 근거로 수사한다고 했다. “수사하다가 불거진 불법을 어떻게 눈감을 수 있냐”면서 별건 수사를 합리화해 온 검찰 논리다. 3대 특검에 동원된 엘리트 검사 120명이 윤 정권 먼지 떨기 경쟁을 시작했다. 피의자들을 겁주고 모욕해서 방어 의지를 무력화하는 각종 노하우가 동원될 것이다. 이 대통령이 뿌리 뽑겠다고 약속한 ‘나쁜 수사’의 전형이다. 이재명 정권 사람들이 그런 특검에 손뼉 치고 격려하는 모습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 것인가. <조선일보 김창균 논설주간. 입력 2025.07.0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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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이 이렇게나 많은데 우리는 왜 외로운가…한국식 집단주의의 상징
- 단톡방이 이렇게나 많은데 우리는 왜 외로운가…한국식 집단주의의 상징 '카톡 피로' '카톡 감옥' 등 반강제적 공간처럼 존재벗어날 수 없는 단톡방서 정치·건강 등 '갑질'도…잘 쓰면 약, 못 쓰면 독 새해 인사를 열심히 나눈 게 엊그제 같은데 설날을 얼마 앞두고 또다시 신년 하례로 바쁘다. 양력과 음력이 병존하는 중화권 유교 문화의 현실에서 이 자체를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 그럼에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을 매년 두어 달씩이나 입에 달고 사는 우리의 경우는 유별난 측면이 있다. 예전처럼 연하장을 돌리는 것도 아니고 세배하러 다니는 것도 아닌데 신년 인사가 오히려 늘어나는 느낌은 카카오톡, 곧 카톡 때문이 아닐까 싶다. 모바일 메신저 가운데 하나인 카톡은 4800만명 이상이 실제로 사용 중인 ‘국민 앱’이다. 거의 모든 성인이 카톡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상대를 불문하고 언제 어디서나 손끝 하나로 새해 인사를 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정부나 지자체의 행정 서비스가 카톡을 이용할 때도 적지 않다. 민간 사업이 공공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카톡 일극(一極) 체제’는 단체 채팅 공간, 속칭 단톡방에서 가장 위력적이다. 카톡 사용자의 90%가 한 개 이상의 단톡방에 가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그것의 편리함과 효율성을 방증한다. 업무를 처리하거나 모임을 관리할 때, 혹은 친목을 나눌 때 옛날에는 이것 없이 어떻게 살았나 싶은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물론 외국에도 비슷한 것이 있다. 일본의 ‘LINE’과 중국의 ‘웨이신(微信)’이 단체 채팅방을 갖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WhatsApp과 Snapchat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결코 우리나라 단톡방에 비견될 정도는 아니다. 단톡방은 한국식 집단주의의 상징적 공간이다. 서구 문화권에서는 모바일 단체 대화방의 공적 기능과 사적 용도가 엄격히 분리된다. 개인 간 소통은 개별 채팅이 원칙이다. 일본에서도 그것이 사회관계의 기본 단위가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민폐를 경계하기 때문이다. 인구가 많아 단체방의 규모가 우리보다 훨씬 큰 편인 중국에서도 주된 용도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요긴한 업무 처리다. 국가의 감시 및 검열 가능성 때문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단톡방은 ‘소왕국’ 분위기다. 우선 단톡방 내부의 집단 규범(group rule)이 강하다. 지연·혈연·학연 등 전통적 연줄망의 디지털 버전이든, 학교·직장·단체 등 기존 오프라인 조직의 온라인 연장이든, 단톡방은 관계를 유지하는 반강제적 공간처럼 존재할 때가 많다. 그곳은 게시와 반응, 침묵 행위에 관련하여 암묵적 규칙을 공유한다. 어떤 시점에서 어떤 수위로 어떤 메시지를 낼지에 대해 모종의 불문율이 작동할 뿐 아니라 참여 활동량에 있어서도 과잉과 과소 사이의 균형 감각이 요구된다. ‘알림’ 기능이 거의 상례화되어 있거나 ‘읽음’ 표시가 모임에 대한 충성도 평가 장치로 곧잘 활용되는 것도 우리나라 단톡방의 특징이다. 그래서 ‘카톡 피로’나 ‘카톡 감옥’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단톡방에서 쉽게 벗어날 수도 없다. 조용히 나가기도 어렵지만 그 세계 나름의 ‘소외 불안(FOMO·Fear Of Missing Out)’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웬만한 용기 없이는 이른바 ‘연결되지 않을 권리(right to disconnect)’를 주장하기 힘들다. 더욱이 우리나라 단톡방은 전근대적 위계와 서열이 상당 부분 전이된 미시 권력장(權力場)이다. 바로 이런 지점을 파고드는 것이 ‘카톡 폭탄’이나 ‘카톡 공습’이다. 신앙이나 정치, 건강 등을 주제로 한 선의의 ‘메시지 갑질’ 말이다. 단톡방에서의 무성한 대화가 관계의 질을 보증하지도 않는다. 카톡상의 ‘친구’는 ‘연결된 사람’일 뿐 ‘진짜’ 친구는 아니다. 단문(短文) 위주의 핑퐁식 말 섞기라 정서적 표현에는 한계가 있다. 감정의 ‘대리 수행’ 장치, 곧 이모티콘에는 아무래도 진정성이 떨어진다. 소위 ‘톡질’을 많이 할수록 오히려 관계 허기가 늘어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대면·구어(口語) 소통 능력의 저하 문제도 심각하다. 말을 하지도 않고, 할 줄도 모르며, 말하기를 두려워하기조차 하는 것이 소셜 미디어 세대의 전반적 풍조다. 국가데이터처는 2025년에 실시한 사회조사에서 ‘외로움’을 묻는 문항을 처음 포함했다. 결과는 13세 이상 응답자 가운데 ‘평소 외롭다’고 대답한 사람 비율이 38.2%로 나타났다. 바로 이것이 2010년대 이후 단톡방의 급성장을 경험한 대한민국의 또 다른 민낯이다. 그 무렵 대학에서 가르치면서 가까운 관계망의 측정 지표 가운데 하나로 카톡 친구나 가입 단톡방 숫자를 언급한 적이 있다. 혹시 그때 내 제자들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그게 아닐 수도 있다고 정정하고 싶다.-전상인 서울대 명예교수·사회학 조선일보. 입력 2026.02.0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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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이 이렇게나 많은데 우리는 왜 외로운가…한국식 집단주의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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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딸·청딸·조딸 '개딸 三國志'
- 명딸·청딸·조딸 '개딸 三國志'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25년여 전 크게 유행한 한 이동통신사 광고 대사다. 이 광고에서 차태현이 딴 사내에게로 가버린 김민희에게 “돌아와 달라”고 했을 때 돌아온 뜻밖의 한마디였다. 한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점잖게 포장돼 온 사랑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정치판에서도 ‘사랑’은 움직인다. 여권의 강성 지지자들을 일컫는 ‘개딸(개혁의 딸)’이 분화했다는 말이 자주 들린다. 차기 민주당 대표, 더 나아가 대선 주자를 뽑을 힘(투표권)을 가진 개딸들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려는 쟁탈전이 세력 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으로 정권 교체를 이룬 여당의 최대 화두는 현재 겉으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라 하지만, 속으로는 ‘이제 다음은 누구?’에 꽂혀 있다. 2022년 대선 직후 이재명 대표 시절 일극 체제에 가까웠던 개딸 진영은 이 대통령을 여전히 지지하는 ‘명딸’과 신흥 권력인 정청래 대표를 미는 ‘청딸’로 나뉜 양상이다. 여기에 이 대통령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여의도라는 ‘정치 콜로세움’에 등판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지지하는 ‘조딸’도 세를 불리고 있다. 조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을 지낸 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문파(문재인 강성 팬)’들은 조 대표를 ‘문재인의 후계자’로 여기고 그를 뒷받침하려 한다. 한 여권 인사는 “명딸, 청딸, 조딸이 개딸 삼국지를 찍고 있는 것 같다”면서 “삼국 통일이 이뤄지긴 할지, 한다면 누가 할지 모르지만 피 튀기는 전쟁이 몇 차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정 대표의 기습적인 조국혁신당과 합당 제안 발표는 친명 사이에서 “‘청·조(淸·曺)’ 동맹이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명딸’들은 지난 24일 주말 강추위에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저녁 늦게까지 ‘정청래 규탄’ 시위를 벌였다. 친명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비명횡사로 친문·수박들을 다 날렸는데 정청래가 합당으로 친문들을 대거 복귀시켜 당을 장악하려는 것”이라는 글이 이어졌다. 반면, 김어준의 딴지일보 게시판 등에선 청딸들이 “범여 대통합은 대세”라며 지지 여론을 형성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29일 사견을 전제로 ‘정청래·조국 공동 대표론’을 띄웠다. 개딸 삼국지를 방불케 하는 범여권의 권력 전쟁에 “집권 여당이 지금 이럴 때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트럼프발 관세 위기, 미·중 간의 패권 전쟁, 그리고 고환율·고물가·고실업률 등 세계 경제·안보와 나라 살림이 심상치 않은데, 집권 여당의 유력 인사들이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들이 밥그릇 싸움에 갇혀 있어서 되겠느냐는 것이다. 더불어 씁쓸한 건 여권은 싸워도 합치려고 싸우는데, 합쳐도 모자랄 야권은 전·현직 대표가 원수가 돼 싸우고 세(勢)가 쪼그라들어 여권의 ‘건강한 변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조선일보 데스크 칼럼 2026.02.02. 07:29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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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딸·청딸·조딸 '개딸 三國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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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걸, 베풀걸, 즐길걸... 연말 떠올리는 ‘3대 후회’
- 참을걸, 베풀걸, 즐길걸... 연말 떠올리는 ‘3대 후회’ 침잠의 계절, 추운 겨울이 다시 찾아왔다. 푸르고 무성했던 나무들이 벌거벗은 창밖을 내다보며 지난 한 해를 자꾸 되돌아보게 된다. 마치 인간에게 그런 기회를 주기 위해 하늘이 짜놓은 4계절용 각본 같다. 그러면서 보다 나은 또 한 해를 맞이하라고. “껄·껄·껄이 뭐게?” 누군가 한 모임에서, 연말이면 출몰하는 퀴즈를 내겠단다. “그게 뭔 소리? 노인네 웃음소리야?” 여럿이 몇 가지를 답이라 내놨지만 친구는 계속 고개를 젓는다. 결국 그의 응답은 “참을걸·베풀걸·즐길걸”의 준말이란다. 한 해가 저무는 이때 누구나 겪는 ‘3대 후회’ 목록이라나?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중 내게 가장 후회막급인 것은 ‘베풀걸’이다. ‘베풀걸’은 상대가 있고 돌이킬 수도 없는 것이니 더 그렇다. 특히 다신 만날 수 없는 부모님에 대한 불효를 지적하는 소리로 들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최악의 후회 목록이다. 친정어머니가 가끔 혼자 말을 하셨었다. “암, 누구나 그때가 돼야 알지, 모른다 몰라!” 난 그 자조 어린 말씀을 ‘노인네 푸념’ 정도로 대충 넘겼다. 그다음에도 되풀이되길래 여쭸다. 당신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이란다. ‘90이 넘은 노인이 30년 전 돌아가신 당신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마음 아파하다니 참!’ 하고 무시했다. 당신이 말씀했던 ‘그때’가 내게 도달한 걸까? 나 역시 몇 해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내 가슴속을 떠나지 않고 사무쳐온다. 또 그때 그 말씀이 남편과 사별해 24년을 홀로 사신 절박한 외로움과 딸자식의 무정함에 대한 서운함을 떨쳐버리려는 자위용이었음을 새삼 깨치게 됐다. 그 이후 어머니는 요양병원, 대학병원 응급실을 전전하다 결국 12월 31일 혼자 눈을 감으셨다. 직장 일은 이미 그만뒀지만 잡생각에 나는 여전히 초조·분주했던 것이다. 늙은 어머니의 외로움, 병든 몸은 인생사 통과의례인 양 여겨 별일이 아니었던 거다. 불과 얼마 전 돌아가신 시어머니에 대한 죄책감도 후회막급이다. 며느리라는 이유로 더 무관심했던 것. 경제적 여유가 나았던 그분은 의사·간호사가 상주하는 고가의 실버타운에서 10여 년 머무셨다. 별세 3년 전에는 당신 공간에 간병인도 두고 친구인 양 지내셨으니 더 모른 척했다. 며느리가 자주 들르면 간병인도 불편하고 말년에 시어머니 통장에 관심이 있어서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주위 조언이 그럴싸해서였다. 그러나 장례식 후 실버타운에서 대기자의 후속 입주를 위해 급히 실어 온 유품을 정리하면서 가족이 자주 찾지 않는 환자의 안위는 간병인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물증들이 속속 나왔다. 그곳에서 3끼 식사와 청소, 취미 프로그램 등 웬만한 것을 다 공급받는 어머니 방안 3면 벽장은 온갖 물건들로 넘쳤다. 상표를 떼지도 않은 옷·화장품·건강식품과 한약재 등. 어머니의 각종 통장을 정리하고 짐 속에서 나온 그분의 일기식 메모를 받아보면서 죄책감에 얼어붙었다. 자주 바뀌는 간병인들과 방문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어머니가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여기저기 불필요한 물건을 구입해 그 대금을 얼마나 많이 부쳐줬는가를 알게 됐다. 간병인이 제멋대로 나들이를 하면서 낯선 이를 품앗이로 대충 들여도 내색도 못 하셨던 것이다. 어렵고 무서워서. 속죄의 마음으로 메모를 보면서 눈물이 절로 흘렀다. 이런 류의 후회는 인생의 반면교사다. 물론 또 잊고 반복하리라. 후회의 연속은 이미 수천 년간 유전돼 온 인생사 고질병이란 불길한 예감도 든다. 두 번의 막급한 아픔을 겪은 내가 이제 좀 성숙해져 내년엔 그런 자책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후회는 집착이며 지금을 놓친 마음의 결과다. 다 털어내고 지금에 감사하며 가진 걸 베푸는 자세만이 나와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힘을 길러준다”는 한 스승님의 말씀대로 애써보련다. 더 참고 베풀리라! 인간에게 모두 주어진 ‘그때’가 내게도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거다.-조선일보. 고혜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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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걸, 베풀걸, 즐길걸... 연말 떠올리는 ‘3대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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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역사시대의 시작, 환국-박덕규 대한사랑 교육위원
- [기고] 역사시대의 시작, 환국-박덕규 대한사랑 교육위원 사람을 뜻하는 호모(Homo)속이 살아온 시대를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로 구분하고 있는데, 19세기 초반 덴마크의 크리티안 톰센(Christian Thomsen)이 박물관 전시와 안내서를 발간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할 때면 자연스럽게 ‘도구’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런데,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은 약 280만년 전 출현한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부터였다. 190만 년 전에는 ‘일하는 자’라는 뜻의 호모 에르가스테르(Homo ergaster)와 ‘두 발로 선 자’란 뜻의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가 출현했다. 20~15만년 전에는 ‘생각하는 인간’이란 뜻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ce)가 등장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인간의 본질은 이성적인 사고(思考)라는 인간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약 4만년 전에는 호모 사피엔스에게 대전이(大轉移)가 일어나면서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등장했다. 그들이 바로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이라는 단일종, 우리 조상이다. 호모속의 학명에 담긴 뜻으로 인간을 규정하면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고, 두 발로 서서, 일하고, 생각하는 지혜로운 자’를 말한다. 이제, 스스로 학습하고 생각하고 움직이는 AI 로봇이 나타나면서 그들과 인간을 어떻게 구분해야할지 고민이 생기게 된다. 어쩌면, 지금까지 사용되어온 인간에 대한 규정과 시대 구분은 지극히 유물론적이고 이성중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으로부터 9천 2백년 전, 인류의 시원 역사를 담고 있는 『환단고기』 「삼성기」에는 그 첫머리가 ‘오환건국(吾桓建國)’ 네 글자로 시작하고 있다. ‘오환(吾桓)’은 “나, 너, 우리는 모두 환이다.”라는 뜻으로 인간을 ‘환하게 밝은 자’로 규정한 것이다. ‘건국(建國)’은 밝은 사람들이 세운 나라의 뜻으로 「삼성기」는 ‘환국(桓國)이 가장 오래된 나라, 최초의 국가’라고 자신 있게 선언하고 있다. 당시에도 지구상에는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유독 환국으로부터 인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한 이유는 그들이 다른 사피엔스와는 다른 무엇이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런 의문을 제기하고 해답을 찾는 것이 인류가 걸어온 시간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기고자: 대한사랑 교육위원 박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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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역사시대의 시작, 환국-박덕규 대한사랑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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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 발언 정치해온 李 대통령의 '날것' 발언
- 즉흥 발언 정치해온 李 대통령의 '날것' 발언 채권시장·로스쿨에 혼란 일으켜…대통령 발언의 무게감은 달라정제된 메시지로 국정 안정감 보여야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중요하다는 표현으론 부족하다.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인 그의 한마디에 국내 정책은 물론 국가 간 외교 관계까지 결정된다. 이 때문에 기자들은 대통령의 발언을 하나하나 정밀하게 취재한다. 참모들과 회의 시간에 한 발언, 사적으로 주변에 한 말 모두 관심사다. 그런데 대통령이 가끔 자신 발언의 중량감을 헤아리지 못할 때가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임기 3년간 대체로 그랬던 것 같다. 취임 초 ‘날것’을 보여주겠다며 시작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에서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즉흥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연장근로시간 관리 방식을 주 단위에서 월 단위로 바꾸는 내용의 정부 주 52시간제 개편안에 “아직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해 정책 혼선을 빚었다. 대통령실이 뒤늦게 “대통령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정책 신뢰도에는 금이 갔다. 미국 순방 중엔 ‘바이든 날리면’ 논란이 있었다. 비공식적 발언이었지만, 윤 전 대통령 의도와 상관없이 국내외에 파문이 일었다. 그는 사석에서 특정 정치권 인사들을 거론하며 비속어를 종종 사용했는데, 이런 사실이 알려져 문제 되기도 했다. 임기 초반이지만 이재명 대통령도 ‘대통령직’이 가진 발언의 무게를 아직 실감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난달 19일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제출을 앞두고 채권 시장이 혼란을 빚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추경 정부안을 의결하며 “추경을 조금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마치 3차 추경을 시사하는 듯한 이 발언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결국 대통령실이 “대통령실은 3차 추경안 편성을 검토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고서야 시장은 진정됐다. 지난달 25일 광주 타운홀 미팅에서는 한 시민이 “금수저인 사람만 로스쿨을 다닐 수 있다. 사법시험을 부활시켜 달라”고 하자 이에 호응해 “한번 검토해보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로스쿨 제도가) 과거제가 아니라 음서제가 되는 건 아닌가라는 걱정을 잠깐 했었다”고 했다.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했지만 파장은 컸다. 대통령실이 “이 대통령은 사법시험 부활에 공감하지만 정책에 반영할 경우 저항이 셀 것도 알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일선 로스쿨생들은 지금도 사법시험이 부활해 자신들이 차별받을까 두렵다고 한다. 민감한 대미(對美) 관계에서도 불안한 부분이 있다. 공적인 자리는 아니지만,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 주변에 여러 얘기를 한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과 평소 소통할 만한 여권 인사들이 반미(反美) 성향 발언을 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최근 공개 회의에서 “과거처럼 힘과 동맹의 논리에 따라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이들이 이 대통령과 대화한 뒤 이를 대변하고 있다고 미국에서 오해할 소지가 충분하다. 이 대통령이 이 같이 말하는 건 아마도 수십 년간 정치를 그렇게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통령의 즉흥적인 날것 발언은 그가 대통령이 되는 데 큰 원동력이 됐다. 비정치인 출신으로 통치에 익숙하지 못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자신이 좀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건 ‘정당인’이 아닌 ‘대통령’ 이재명이다. 대통령의 발언은 무겁고, 그 결과에 무한책임을 진다. 식상하고 재미없더라도 정제된 메시지로 국정 안정감을 보여주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이 지금보다 조금 더 자신의 발언에 무게감을 뒀으면 좋겠다.-조선일보 태평로. 양승식 논설위원 입력 2025.07.20. 업데이트 2025.07.2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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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 발언 정치해온 李 대통령의 '날것'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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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검찰 개혁이 겨눈 '나쁜 수사', 특검은 해도 되나
- [칼럼] 검찰 개혁이 겨눈 '나쁜 수사', 특검은 해도 되나 “결론 정해 놓고 꿰맞춘다며 검찰은 수사 못 하게 하면서전 정권 사냥 맡긴 특검엔 피의자 망신 주고 모욕하며별건 수사 등 못된 짓 방치…8년 전 文 정권 닮아가나”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가장 힘을 준 메시지는 검찰 개혁이었다. “검찰 개혁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일종의 자업자득”이라면서 “추석 전까지 제도 얼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검찰이 너무 망가졌기 때문에 수술을 피할 수 없으며 속전속결로 손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기소를 위해 수사하는 나쁜 관행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하는 긴 시간 동안 악화됐고 심해졌고 더 나빠졌다”고 했다. 미리 한쪽으로 결론을 내려 놓고 증거를 꿰맞춰 가는 ‘나쁜 수사’를 뿌리 뽑겠다는 취지다. ‘기소와 수사’ 분리가 그 해법이라고 했다. 검찰은 법에 규정된 기소권만 행사하고 수사에서는 손 떼게 한다는 거다. 어디선가 이미 본 장면 같은 기시감이 든다. 문재인 정권 사람들도 거의 똑같은 말을 하면서 검찰 개혁을 시작했다. 문 정권이 내건 양대 국정 목표는 검찰 개혁과 적폐 청산이었다. 검찰 개혁은 공수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 힘을 빼는 게 핵심이었다. 이빨을 제거해서 정권을 물지 못하게 만들 심산이었다. 적폐 청산이라는 거창한 명칭의 내용물은 자신들이 증오해 온 보수 진영 전임 대통령 두 명을 감옥에 보내는 과제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부정한 돈을 받은 적이 없었지만 ‘뇌물죄’로 처벌받았다. 듣도 보도 못한 두 가지 희한한 법 논리가 동원됐다. 박 전 대통령과 ‘경제 공동체’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삼성에서 승마 지원금을 받았다는 것이 첫째요, 삼성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부탁한 적은 없지만 ‘묵시적 청탁’을 했다는 게 둘째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낚싯대에 걸릴 때까지 이 혐의, 저 혐의를 뒤지는 별건 수사로 엮었다. 당초는 국정원 댓글 지시 혐의로 수사를 시작했다가, 특수 활동비 전용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그것도 소득이 없자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10년 전 논란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마침내 변호사비를 삼성에 대납시켰다는 혐의가 낚였다. 이 전 대통령을 감옥에 ‘골인’시킨 구속영장은 A4 용지 207장 분량에 혐의는 18가지에 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22년, 이 전 대통령은 17년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 공로로 윤석열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검찰총장으로 초고속 승진했고, 실무 수사를 담당한 한동훈 검사는 ‘조선 제일검’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정권을 만족시킨 검찰의 위세는 하늘을 찔렀다. 검찰 개혁은 자연스럽게 힘을 잃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검찰 수사가 악화되고 심화됐고, 더 나빠졌다”고 개탄하게 된 이유다. 이재명 정권이 내딛는 첫걸음도 문 정권과 많이 닮았다. 한 손에 검찰 개혁, 다른 손엔 내란 종식 깃발을 들고 있다. 내란 종식은 적폐 청산 시즌2다. 계엄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전 정권 일망타진을 노린다. 다만 수사는 검찰 대신 3대 특검에 맡겼다. 문 정권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포석일 것이다. 그러나 특검이라는 모자만 썼을 뿐 수사 핵심 인력은 이재명 정권 사람들이 청산 대상으로 꼽아 온 검찰 특수통들이다. 수사 기법도 검찰이 그동안 애용하면서 욕먹어 온 그대로다. 내란 특검은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압수 수색 때 에르메스 가방에서 발견된 거액 현금 다발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압수 수색을 집행한 경찰은 “수사 대상인 계엄과 무관해서 덮었다”는데 특검은 굳이 이 사실을 들춰냈다. 여권 사람들이 두고두고 분노를 표시해 온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망신 주기를 빼닮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우기 위해 지하 주차장을 폐쇄해 놓고 소환한 얄팍한 조치도 똑같은 발상이다. 김건희 특검은 김 여사의 과거 학위 취득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이것 역시 특검법상 수사 대상은 아니다.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범죄 행위’라는 조항을 근거로 수사한다고 했다. “수사하다가 불거진 불법을 어떻게 눈감을 수 있냐”면서 별건 수사를 합리화해 온 검찰 논리다. 3대 특검에 동원된 엘리트 검사 120명이 윤 정권 먼지 떨기 경쟁을 시작했다. 피의자들을 겁주고 모욕해서 방어 의지를 무력화하는 각종 노하우가 동원될 것이다. 이 대통령이 뿌리 뽑겠다고 약속한 ‘나쁜 수사’의 전형이다. 이재명 정권 사람들이 그런 특검에 손뼉 치고 격려하는 모습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 것인가. <조선일보 김창균 논설주간. 입력 2025.07.0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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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훈 칼럼] 이재명 '총통' 징후 엿보인다
- [양상훈 칼럼] 이재명 '총통' 징후 엿보인다 압승 예상되자 오류 인정 않고, 오류 지적엔 "바보" 비난판사 수사까지 독재 징후 아닌가…브레이크 없는 절대 권력 충돌한 뒤에야 멈춘다 조선일보 입력 2025.05.22. 00:15 / 업데이트 2025.05.22. 08:42 민주당이 술 접대 의혹을 제기한 지귀연 판사에 대해 공수처가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판사도 사람인데 술을 마실 수 있다. 다만 사건 관련자에게 접대를 받았다면 심각한 범죄다. 그런데 민주당은 사건 관련자인지는 말하지 않은 채 무조건 고발한다고 한다. 이 상태에선 김영란법 위반 혐의밖에 되지 않을 텐데 지 판사는 그마저 부인하고 있다. 지 판사가 민주당 미움을 산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석방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 석방은 의외의 결정이긴 했지만 어쨌든 판사의 권한이고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민주당은 총선 압승 후 실질적 권력을 잡은 뒤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누구나 탄핵하고 고발하더니 이제 판사 수사까지 시작하고 있다. 지 판사만이 아니라 이 후보 허위 사실 공표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장까지 특검으로 수사한다고 한다. 이 후보는 “정치 보복 안 한다”고 하더니 “이번 선거는 응징”이라고 한다. 어느 쪽이 본심인가. 법조인 한 분은 대법원장 특검 문제를 얘기하다 “이 나라에서 어떻게 해도 해도 너무한 일들만 일어나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권력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판사를 향해 판결 내용을 논리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 판사를 수사한다는 것은 전형적 독재 행태다. 이런 일이 자유민주 체제인 나라에서 공공연히 일어나고, 판사 수사를 지시한 정치인이 국민 50% 안팎의 지지를 받아 곧 대통령이 된다고 한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말밖에 할 것이 없다. 중국·대만, 미국·중국 문제와 한반도·동북아 정세를 조금만 고민해도 ‘여기도 셰셰, 저기도 셰셰’ 같은 생각은 하지 못한다. 중국 미사일이 군산과 오산의 미 공군기지에 떨어진 다음에도 셰셰 할 건가. 그런데도 이 후보는 셰셰가 뭐 잘못이냐고 한다. 대통령이 돼도 셰셰를 하겠다는 뜻이다. 트럼프가 그런 한국에 셰셰 하겠나. ‘셰셰가 뭐 잘못됐느냐’는 이 후보의 말은 선거용 얼버무리기로 보았다. 하지만 득표율 50% 이상을 넘본다는 이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의 기록적인 지지율 차이가 예상되는 지금은 더 이상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아무런 견제 장치가 없는 절대 권력 상태에서 ‘셰셰’ 같은 일이 실제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판사들에 대한 수사, 이 후보 자신에 대한 면죄법 추진 등은 그런 일방 독주의 예고편과 같다. 이 후보는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도 밀어붙인다고 한다. 이 역시 농민 표와 노조 표를 얻고 나면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았는데 이제는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양곡법 개정안은 예산이 매년 1조 수천억원 추가로 들면서 우리 농업의 구조적 비효율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남는 쌀을 사료용으로 처분해 발생한 손실도 3년간 1조원이 넘었다. 일부 농민 단체도 반대한다. 그래서 문재인 정권도 양곡법 개정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진짜로 하겠다고 한다. 노조 불법 파업이 사실상 면책되는 노란봉투법은 기업들이 크게 우려하는데도 이 후보는 밀어붙인다고 한다. ‘빚 만능론’으로 들리는 “호텔 경제학”이나 “커피 원가 120원” 같은 주장도 국민 상식에 맞지 않는데 잘못이 아니라고 한다. 대법원이 무효화한 일산대교 무료화도 재추진하겠다고 한다.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절대 권력의 첫 증상이다.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다음 증상이 ‘틀린 것은 내가 아닌 너희’라고 하는 것이다. 이 후보는 ‘호텔 경제학’을 비판한 사람들을 “바보”라고 했다. 그다음은 강제 교정이다. 판사에 대한 수사가 바로 그것이다. 이 후보가 대승하지 못하거나 국회나 사법부의 견제가 있으면 이러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대승이 예상되고, 국회는 장악됐으며, 대법원과 헌재 장악도 코앞에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방 권력까지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 어쩌면 ‘이재명 대통령’은 ‘총통’이나 ‘차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그 자신의 카리스마와 리더십 때문만은 아니다. 도저히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 않았던 이 모든 기적 같은 일을 윤석열 김건희 부부가 만들어 주었다. 시중의 얘기대로 윤석열이 없었으면 지금의 이 후보 위상이 가능했을지 의문이다. 그야말로 천운이다. 3년 전 윤석열도 천운이 있다고 했다. 그때 민주당 후보가 이재명이 아니었으면 윤은 낙선했을지도 모른다. 윤과 이 후보가 교대로 서로에게 천운이 돼 주고 있다. 그런데 운(運)은 대체로 수명이 길지 않다. 운이 좋아 텅 빈 고속도로에 들어선 차는 무리하게 주행하기 십상이고 어딘가에 충돌해 멈출 가능성이 높다. 운전자는 물론이고 승객들까지 다친다. 지금 윤과 김, 친윤의 모습에서 보듯 차의 속도가 높을수록 피해가 크다. 이 후보를 견제할 세력이 당분간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 이 후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총통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선량한 국가 관리자 역할을 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누구보다 이 후보를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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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훈 칼럼] 이재명 '총통' 징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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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러고도 선관위의 '정직 선거'를 믿으라고?
- [칼럼] 이러고도 선관위의 '정직 선거'를 믿으라고? 서류 조작해 가족 채용, 선거 다가오면 대거 휴직 [칼럼] 이러고도 선관위의 '정직 선거'를 믿으라고? 서류 조작해 가족 채용, 선거 다가오면 대거 휴직이런 곳 일 처리 믿으라는 건 위생 불량 주방에서 안전한 음식 만든다는 격조직·지배구조·선거망 다 개선해야 최근 발표된 감사원의 선거관리위원회 감사 보고서는 충격적이었다. 어느 조직에나 있는 소수의 일탈로 보기 어려웠다. 최고위직인 전직 사무총장과 사무차장이 자녀를 특혜 채용한 것 때문에 수사에 넘겨졌다. 2013~2023년 경력 경쟁 채용에서 드러난 규정 위반만 878건이다. 채용 공고를 안 내거나, 내부 사람으로만 서류·면접위원을 구성하고 면접 점수를 위·변조해 직원 자녀를 채용하는 등 온갖 채용 비리가 다 동원됐다. 정원 대비 1급 비율(0.71%)이 전체 중앙행정기관(0.03%)의 24배다. 외부 사람을 위촉할 수 있는 1급 직위도 몽땅 내부 승진으로 채우고, 법정 임기를 무시한 채 임기 쪼개기로 1급 자리를 나눠 가졌다. 평균 승진 기간이 다른 중앙행정기관보다 급수별로 3~4년씩 빠르니 악착같이 대물려 아들딸을 선관위로 끌어들이려 한 것이다. 윗물도, 아랫물도 다 썩었다. 8년간 124회 출국해 817일을 해외 체류한 직원, 근무지를 무단 이탈해 로스쿨 다닌 직원 등 별별 행태가 다 있다. 선거철만 바쁜데 선거철에 휴직률이 급증했다. 결원을 메우려고 경력 경쟁 채용을 실시하는데 그게 채용 비리 통로였다. 권력의 입김에서 벗어나 선거를 엄정히 치르라고 헌법에 못 박은 독립 기구인데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다 보니 조직이 심각하게 부패했다. 크게 세 가지를 고쳐야 한다고 본다. 첫째, 선관위 조직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감시 체제를 도입하고 3000명에 달하는 방만한 인원을 축소해야 한다. 감사원 직무 감찰도 안 받겠다고 헌법재판소로 달려갔는데 헌재가 선관위 편을 들어줘 감사원 직무 감찰마저 위헌이라 한다. 합법적 견제 장치가 없으니 국민 감시단이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다. 둘째, 헌재의 이상한 편들기에서 드러났듯, 판사·대법관 등 현직 법관이 선관위원장을 겸직하는 지배 구조도 개선이 필요하다. 선거소송은 대법원 단심제다. 그런데 선거소송의 피고인 선관위 책임자(선관위원장)가 현직 판사다. 피고와 재판관이 한집안이다. 2020년 총선 직후 선거 무효 소송이 120여 건 쏟아졌는데 최초 판결은 820일 걸렸고 5건만 재검표했으며 나머지는 다 기각됐다. 부정선거론 확산에는 이 이상한 지배 구조에서 비롯된 대법원의 선거소송 처리도 한몫했다. 셋째, 선거 관리 제도도 고쳐야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선거 관리 시스템이 잘 확립돼 있고 개표 과정에 부정이 개입하기 어렵다며 부정선거론에 선을 긋지만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주방 상태가 불량하고 미덥잖은데 음식 위생 걱정 말라는 격이기 때문이다. 어느 제도든 허점이나 오류는 있게 마련이고 수정 보완하면 되는데 선관위가 그럴 장치도, 의지도 없어 논란을 키웠다. 일각에서는 대만식 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대만은 부정선거 논란을 원천 봉쇄하고 중국의 선거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사전 투표, 부재자 투표 등을 허용하지 않는다. 유권자가 직접 현장 투표해야 한다. 재외 국민들도 귀국해 투표한다. 투표함을 움직이지 않으려고 모든 투표소를 투표 종료 직후 개표소로 바꾸어 그 자리에서 수개표한다. 대만만큼은 아니어도 우리 선거 관리도 엄격함을 보강해야 한다. 느슨한 사전 투표제는 개선해야 한다. 사이버 보안 점검도 강화해야 한다. 2023년 국정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 중앙선관위 합동 조사에서 선관위의 사이버 관리는 100점 만점에 31.5점에 불과했다. 선관위가 문제점을 고쳤다지만 충분치 않아 보인다. 정보 시스템 전문가인 문송천 박사(카이스트 명예교수)에 따르면, 선관위가 자체 구성한 자문위원단에 망 보안 전문가, OS(운영체제) 보안 전문가는 있는데 DB(데이터베이스) 보안 전문가는 포함돼 있지 않아 DB 설계 및 관리 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사이버 보안은 망 보안, OS 보안, DB 보안의 3층 구조로 설계·운용된다. 망 보안은 건물로 치면 외벽·출입문을 지키는 것이다. OS 보안은 건물 내로 침투했어도 내부 문서인 파일을 함부로 보지 못하게 막는 기술이다. DB 보안은 침입자가 파일에 접근해 속속들이 봐도 특정 페이지의 특정 라인을 읽어내지 못하게 보안하는 것이다. 부정선거론 주장에는 선거인 명부의 부정확성 등이 제기되는데 문 교수는 DB 설계가 부실하거나, 무늬만 DB이고 실상은 일반 파일 처리 기술로 작동하면 데이터 오류가 발생할 여지가 상존한다고 했다. 선관위 DB 설계의 품질과 DB 보안 수준을 판별할 수 있는 전문가까지 포함시킨 합동 점검팀을 구성해서 선거망을 진단하고 개선해야 한다. 과학적으로 접근해 불신을 씻어내야 한다. 선거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기둥이다. 이번에 드러난 선관위 조직 및 선거 관리 문제는 필요하다면 헌법을 바꿔서라도 싹 고쳐야 한다. <[강경희 칼럼] 조선일보 입력 2025.03.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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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러고도 선관위의 '정직 선거'를 믿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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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은 빛의 민족이다-윤창열 대한사랑 이사장
- 우리가 사는 한반도 땅은 지구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신지비사」에서 “아침의 태양 빛을 가장 먼저 받는 땅(朝光先受地)”이라고 했다. 우리 민족이 빛의 민족이고 광명을 숭상하는 민족이라는 것은 역사와 인명·지명·풍속을 통해 보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배달국을 건국한 환웅천황께서 제세핵랑군 3천 명을 거느리고, 백두산 꼭대기에 내려와 신시개천(神市開天)을 하셨는데, 백두산의 꼭대기는 동해 바다에서 떠오르는 태양 빛이 가장 먼저 비추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의 국통에 따른 국호는 9번 바뀌었는데, 모두 광명을 나타내고 있다. 최초의 나라 환국은 환한 광명의 나라라는 뜻이고, 배달국은 밝달국의 변음으로 하늘의 광명이 비추는 밝은 땅의 나라라는 뜻이다. 조선은 아침의 광명이 선명하게 빛나는 나라라는 뜻이고, 부여는 아침의 먼동이 뿌옇게 밝아온다는 의미이다. 고구려는 고대광려(高大光麗)의 뜻이니 높고 크고 빛난다는 뜻이고, 대진국의 진(震)은 ‘동방 진’자로 역시 태양이 떠오르는 곳이다. 고려는 고구려의 준말이고, 조선을 거쳐 지금 대한민국이란 국호를 쓰고 있는데, 한(韓)에는 30 여가지의 뜻이 있는데, 광명하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환인·환웅의 환(桓)이 환하다는 광명의 뜻이고, 해모수의 해는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을 가리킨다. 문명의 아버지이며 인문시조(人文始祖)로 받들어지는 배달국 5세 태우의 환웅의 12번째 아들 태호복희씨의 태호(太昊)는 아주 밝다는 뜻이고 복희는 밝은 해, 즉 밝은 태양이라는 뜻이다. 인명뿐만 아니라 지명에도 광명을 나타내는 명칭이 많은데, 태백산(백두산) 소백산의 백(白)이 밝다는 뜻이고 단군릉이 있는 북한 강동군의 산 이름이 대박산(大朴山)으로 크게 밝은 산이란 뜻이며 동이족이 세운 나라로 알려진 은나라 서울 박(亳)도 밝다는 뜻이다. 우리 민족은 새해 첫날 해맞이를 하고, 정월대보름 추석날 달맞이를 하였으며 작은 설이라고 하는 동짓날 동지팥죽 속에 흰 새알심을 넣어서 먹고, 설날 떡국을 끊여 먹는데 새알심과 떡국의 동그란 떡도 태양을 상징한다. 우리 민족을 백의 민족이라고 하는데, 이는 흰 옷을 즐겨 입는데서 유래했지만, 빛의 3원색인 빨강·파랑·초록을 합하면 백색이 되는 것에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새해를 맞이하여 해외에 계신 빛의 민족의 후손인 동포들의 신수가 훤(환)해지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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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은 빛의 민족이다-윤창열 대한사랑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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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칼럼] 사법(司法)이 나라를 구해야
- [김대중 칼럼] 사법(司法)이 나라를 구해야 조선일보 입력 2025.02.11. 00:16 세계는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트럼프 관심은 한국이 아닌 북 김정은과 한반도 안정 대한민국 생존과 관련해선 윤석열, 이재명도 2차적 문제…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탄핵 터널 벗어난 정상 국가 그 단초가 사법에 달려 있다 헌법재판소 출신의 한 법조인은 최근 신문 칼럼에서 “헌재의 판결은 고도의 사법(司法) 정치”라고 했다. 이때 정치는 오늘날 정치권에서 횡행하는 술수 정치와는 다른, 정책적 결정으로서의 정치라고 했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르냐는 사물적(事物的) 판단이 아니라, 어느 것이 나라를 올바르게 운용하는 데 준거가 될 것이냐 하는 판단이라는 뜻일 것이다. 이것은 헌재뿐 아니라 모든 사법 기능의 원칙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현직 대통령의 탄핵을 다루고 있는 오늘의 헌재는 그런 사법적 정치와는 다른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 헌재의 구성 요소가 너무 정파적이고 너무 좌파적이라는 지적이다. 거리의 반탄 집회는 이미 헌재에 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 앞에는 우리나라의 정치 진로를 가름할 재판이 두 건(件) 대기하고 있다. 하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부에 관한 헌재의 판결이고, 다른 하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선 출마 여부를 좌우하는 선거법 위반 항소심 판결이다. 두 재판은 그 판결 시점의 선후(先後)와 판결 내용의 유무죄에 따라 여러 조합이 가능하다. 이 대표 항소심 판결이 먼저 나올 것인가, 윤 대통령 탄핵 여부가 먼저 판결될 것인가에 따라 정치 지형은 전면 달라진다. 또 그 내용에 따라서도 상황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이 대표는 유죄가 나면 정치권에서 아웃이다. 무죄가 나오면 그는 100% 대선에 출마한다. 그래서 그는 목숨 걸다시피 별 꼼수를 다 동원해서라도 (예를 들어 선거법 위헌 심사 신청 등) 무죄를 도모할 것이다. 다만 유죄가 예상되더라도 대선이 먼저 진행되면 선(先) 당선, 후(後) 면책 같은 트럼프식(式) 생존 방식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이 대표로서는 자신의 유무죄보다는 윤 대통령의 선(先) 탄핵이 최선의 목표일 것이다. 윤 대통령의 옵션은 무엇인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되면 윤 대통령의 정치 생명은 그것으로 끝이다. 그가 기각 결정을 받는 경우 대통령직에 복귀할 것이다. 문제는 거기에 있다. 보수층은 윤 대통령 탄핵에는 반대하면서도 그가 복귀해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을까에는 회의하고 있다. 모든 것이 12·3 비상계엄 이전으로 되돌아가기에는 지난 과정이 모두에게 너무 엄혹했다. 그리고 그 경우 앞으로 남은 대통령 임기 2년여도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현실은 차기를 노리는 보수 주자들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기에 윤 대통령의 정치적 효능성은 별개로 하고라도 정권 재창출은 더욱 어려워진다. 그래서 윤 대통령은 자신의 입지만 살리는 데 머물지 않고 보수를 뭉쳐서 정권 재창출에 투구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그가 ‘죽어서 사는 길’일 것이다. 그런 것이 공개적으로 천명돼 미래가 예측 가능해져야 한다. 그것은 헌재 결정에 압박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그가 비상계엄이라는 극단적 해법에 의존하게 만든 야당의 독소 조항, 즉 야당의 입법 독재, 행정권 마비, 한국 정통성 훼손 등 독소적 요소를 차단하는 가장 현실적 방식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20~30세대를 고무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가. 그 세대의 본질이 친윤이라서가 아니라 신자유주의적이고, 얼치기 진보·좌파에 대한 반발, 남녀 격차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빨리 이 탄핵 국면을 벗어나 정상적 국가 운용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세계는 빠른 속도로 변하고 또 전진하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정치적 변신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를 더욱 자국(自國) 이기주의로 이끌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정치적 공백과 혼란 상태에서 허우적거릴 것인가. 지금 트럼프의 관심은 한국이 아니라 북한의 김정은이고, 한국의 안전과 안정이 아니라 한반도의 안정이다. 사실 윤석열이냐 이재명이냐 하는 문제는 대한민국 생존과 관련해서는 2차적이다. 이 터널을 빨리 그리고 발전적으로 해결할 단초가 사법의 손에 달렸다. 사법(司法)은 무엇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것인가를 애국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사법이 정치를 교정하고 나라를 구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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