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2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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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김해자

 

가출했다 잡혀 온 내 손모가지 꽉 붙들고

엄마는 딱 한마디 했다

집에 가자이,

아무 말 못하고 엄마 손에 끌려갔다

목포역 앞이었다

 

머를 좀 잘못 알았는갑소,

잘 좀 알아보쇼이,

우리 애기는 절대로 그럴 애가 아니랑께요,

경찰서 안이었다

 

머시라도 묵어야 심을 쓰지,

한 입만 떠멕이믄 안 되겄소라우,

산통 이틀째, 애도 낳기 전에 미역국부터 먹은

신천리연합의원이었다

 

평생 단 며칠도 집을 못 비우던 엄마는

일생에 단 한번 순례하듯 마실 다녔다

일곱집 돌아가며 밥그릇 채우던

석가모니 제자들처럼

 

아이고 내 새끼 왔냐,

맨발로 뛰어나오던 가리봉동이었다

복숭아 살 같은 물컹한 장마 드시고

홍시 같은 늦가을도 달게 드시고

겨울이 집 앞에 봄을 부려놓자마자

되얐다,

인자 집에 갈란다,

 

탁발 순례 마치고

큰오빠 집으로 간 지 한말 만에 영영 가셨다

혼자서만 가는 나라

언제 갈지 모르는

어딘지 몰라 찾아갈 수도 없는

집 우(宇)

집 주(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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