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에 있었던 일-전성호
그날 오리나무풍뎅이 한 마리
나뭇가지에서 삭정이를 맞아 압사했다
아무도 소리치는 사람 없다
마을 불빛 하나둘 들어차는
고갯마루 숲을 막 떠난 비바람 보이지 않고
축축한 지표 위에 달빛만 다가와
풍뎅이 사늘한 몸뚱이를 어루만진다
깨진 등짝 속으로 어두워오는 적막
오리나무풍뎅이 간 곳을
나는 묵상하고
숲은 끝내 말이 없고
오리나무, 자신의 긴 그림자 곁에서
하늘 솟는 마을 불빛만 바라본다
바람 일어나는 것을 보니 풍장을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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