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2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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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힌 나무-서경온

 

두서너 번 도끼날에

찍힌 나무는

차라리 넘어지기를 원한다

 

어린 나무들처럼 단번에 쓰러져서

단순한 슬픔, 단조로운 아픔 속에

두 발을 뻗고 드러눕고 싶어 한다

 

다친 자리마다 부풀어 오른 각질

엉거주춤 가리고 서면

이제쯤 오히려 그리운 것은

빛나는 도끼날의 허이연 웃음

 

두서너 번 도끼날에 찍힌

해묵은 나무는

차라리 넘어지기를 원한다

옆구리를 상하고도 드러눕지 못하고서

부질없이 피워대는 푸르고 붉은 잎새

 

제 슬픔을 전부 가리지 못해

찡그린 얼굴이 어여뿐 하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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