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박노해
꽃샘추위 매섭다
갓 꽃피어 나려던
영춘화, 노루귀, 앉은부채, 산수유, 생강나무
작은 꽃눈을 꼬옥 감고 오돌돌 떨고 있다
누군가 봄이 오는 걸 시샘하는 걸까
대지를 얼려 꽃피는 힘을 길러주던 겨울이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마지막 악역을 맡는 걸까
모든 것에는 어느 정도 장애가 있어야
좋은 소식도 올 수 있다는 세상 이치를 가르침일까
꽃샘추위 매섭다
긴 고생 끝에 이제 꽃피는 일만 남았으니
마지막 자기점검을 다시 하라고,
꽃이 피면 절정을 넘어 지는 일밖에 없으니
나직하게 피어나라는 당부의 말씀일까
여린 꽃눈에 맺힌 눈물 어린 눈동자로
피고지고 지고 피는 앞날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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